재건축으로 사라진 나무가 생각나는 '개포동'
김효원 기자 l 승인20.10.29
서울숲커뮤니티센터겨울정원에서11월10일까지누구나전시관람가능한이성민감독프로젝트과정을그린다큐멘터리도제작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개포동' 겨울정원 내 사진 전시개포동 재건축으로 사라진 나무들의 기억을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숲커뮤니티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서울숲공원에서 10월 27일(화)부터 11월 10일(화)까지 열리는 '그린아카이브 2020 전시'의 일환으로 서울숲커뮤니티센터에서 실내 전시가, 겨울정원에 사진 및 야외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하고 총괄한 이성민 감독을 실제로 유년 시절을 개포동, 개포동 주공1단지에서 보낸 주민이었다. 이 감독은 익숙하던 공간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사진 밑에는 주민들의 나무에 얽힌 추억이 글에 올랐다.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개포동' 전시이렇게 '개포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온라인에서 개포동 바닥 계정을 만들고 재건축 단지에서 사라져가는 나무를 1년간 기록한 사진을 공유했다. 계정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고향으로 여겼으며 나무가 사라져 가는 것에 공감했다.
그때의 사진과 주민 이야기는 커뮤니티센터 한 면에 전시됐다. 온라인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개포동 나무걷기'로 이어진다. 산책은 2017년 여름부터 시작돼 2018년 9월까지 한 달에 한 번꼴로 계속됐다.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개포동' 겨울정원 내 사진 전시또 주민들에게 신청서를 받고 소중한 기억 속의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때 찍은 사진은 서울숲 겨울정원에서 전시됐다. 사진이 전시된 양면의 액자는 당시 개포동에서 잘린 메타세쿼이아로 만들어졌다.
이 감독은 "사진 앞면은 주민 사진이지만 뒷면을 보면 주민들이 떠난 뒤 남은 나무들의 모습이다. 재건축을 통해 모두가 떠난 뒤에 남은 나무들의 시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간차를 뒀다고 설명했다.
나무 이름 캠페인도 벌였다. 중건하기 전에 다시 그곳에 오게 하고, 함께 산책하고, 추억을 이야기하며 사라져 가는 이름을 부르게 했다. 나무에서 받은 부분의 인상으로 이들을 기억하는 방법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록한 작업도 문자와 이미지, 영상을 통해 전체가 아닌 부분의 인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개포동' 전시나무를 보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옛 경험들도 전시에 녹아 있다. 이 감독은 "주민들의 산책로로 쓰이던 메타세쿼이아가 있던 길이 사실 공원 예정지였다. 그렇다면 공원 예정지 내의 나무는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민들의 서명운동에 따라 강남구청과 협의하고 8개월 가까이 이 구역의 나무 22그루가 보존됐다. 그러다 2018년 말 정확한 경계 측량이 이뤄지면서 나무가 공원 경계에서 약간 벗어나 있음이 드러났다. 안타깝게도 경계 밖이라는 이유로 나무가 베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계 측량에 사용된 깃발은 전시장 중앙에 위치해 있다. 개포동 나무의 삶과 죽음을 가른 그 깃발은 전시장 중앙에 다시 꽂아 이번에는 이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개포동' 전시마지막 나무 22그루를 포함해 나무에 대한 인사나 인사말도 온라인으로 접수해 전시됐다.
이 감독은 재건축이 들어오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통해 전문가 협의를 거쳤다고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나무가 잘릴 때는 쫓아가 통나무도 가져오고 그루터기와 뿌리도 가져왔다. 곁에 있던 나무를 생각해 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을 위해 주민들의 이주기간이 끝난 뒤 2018년 8월 마지막으로 나무에게 인사한 곳은 영상으로도 남아있다. 2017년부터 시작된 개포동의 그곳, 나무들을 기억하기 위한 수많은 작업은 내년에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80년대에 지어진 개포주공 1단지는 5040가구수의 대단지로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39여 그루의 수종, 6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함께 자랐다. 재건축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지만 40년 이상 자란 나무들은 대부분 폐목으로 처리된다. 이식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새로 짓는 아파트 환경에는 거목이 뿌리를 내리고 살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논리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던 나무는 앞으로도 재건축 때마다 뿌리째 뽑아야 하는가. 이번 전시가 던지는 질문이다.
[한국조경신문]
출처 : Landscape Times ( http://www.latimes.kr )




